대기오염 고농도가 계속되자 언론에서는 대기오염의 주 원인이 무엇이냐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고농도 대기오염은 중국 때문이다. 경유차 때문이다. 석탄화력 때문이다. 비산먼지 때문이다”라는 논란에 시민들은 혼란스러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대기오염 기여도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기여율만 단편적으로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대기오염 기여도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
해서는 <표 6>과 같은 대기오염의 3단계 기여도의 배경과 특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1단계는 배출량 기여도이다. 이는 어떤 배출원에서 얼마나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느냐 하는 것이다. 배출량 기여도는 대기오염 물질이 어떤 공간 범위의 같은 지점에서 배출된다고 가정하고 상대적인 배출량의 크기를 비교하는 셈이다. 배출 기여도는 대기오염 해석과 관리의 기초자료가 되지만 이 기여도에 따라 우리가 대기오염물질을 호흡하는 것은 아니다.
2단계는 농도 기여도이다. 배출기여도를 기초자료로하여 추정되는 우리가 마시는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설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으로부터 장거리 이동하는 농도를 추정하고, 대기 중에서 2차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의 농도를 해석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화학적인 측정 분석을 이용하는 수용모델, 기상 조건을 이용하는 대기확산모델링에 의한 분석 등이 활용된다.
따라서 농도 기여도는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어떤 기법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정값이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배출기여도인지 농도기여도인지 또한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얘기하니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단계는 위해성 기여도이다. 대기오염개선의 관심은 최종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피해를 받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인체위해성 기여도이다. 즉 같은 미세먼지 농도라도 흙먼지인지 디젤매연인지에 따라 인체위해도의 크기는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체위해성 평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초자료와 분석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농도 기여도에 대한 분석은 상당한 수준에 접근했다고 본다. 그러나 위해성 기여도에 대한 분석은 아직 준비 단계 수준이다.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통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경유차에 대하여 수도권 지역에서 초미세먼지의 1차 배출기여도는 약 24%를 차지하지만 2차 생성을 고려한 배출기여도는 약 29%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있다. 그러나 배출기여도와 농도기여도를 합하여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농도 기여도는 추정기법과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하였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부터 대기위해성평가 연구를 진행해 온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기위해성평가의 최근 보고서(MATESIV)에서는 대기 중 디젤PM이 전체 발암 위해성에서 약 68%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보다 자동차 중 디젤엔진 기여율이 높기 때문에 디젤 PM의 위해도 기여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젤 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국제암연구기구(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함으로써 대기관리의 우선적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자동차 제작사에서 클린디젤이라고 홍보하던 경유차는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클린하지 못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 디젤엔진 배출원이 최우선 규제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출처 : 장영기, 환경논총JES, 미세먼지 오염의 현황과 문제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