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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공동주택에서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환기장치 개선과 성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LH토지주택연구원(LHRI)은 10일 발행한 vol.33 ‘LHRI Focus’ 이슈 섹션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담았다.
보고서에서 박정하 수석연구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감염병에 안전한 공동주택과 환기’를 주제로 공동주택에서 환기를 통한 감염병 대응 효과 등을 살폈다.
박 수석연구원은 “2024년 현재 2~3년 이내 새로운 팬더믹이 예상되며 ‘위드 코로나’로 불렸던 코로나 유행과 같이 완전 종결이 불가능한 풍토병화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는 감염병에 안전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감염병에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와 국가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감염병에 대한 대처방안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가구 50% 이상, 전체 주택 중 78%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은 다수가 밀집돼 생활하고 공용공간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어 집단 감염 등을 통한 감염병 확산에 취약하다고 파악한 박 수석연구원은 특히 자가격리나 재택치료 상황에서도 가족 등 다른 세대원과 동일 세대 내에서 장시간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공기 중 전파에 의한 감염병 확산의 위험성이 더 크다고 봤다.
LHRI의 2022년 자체 연구(박정하 외, ‘Post 코로나 시대의 공동주택 대응기술 및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공동주택 내 자가격리 시 격리공간의 문을 닫아둬도 틈새에서 발생하는 감염원의 이동에 의해 비감염자가 거주하는 공간에서 감염위험률이 증가했다.
하지만 CFD(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공동주택 내 격리공간의 환기 시 가족 또는 동거자의 감염 위험률을 최소화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잠깐이라도 격리공간의 문을 개방하면 감염 위험률은 더욱 증가하나 창문을 열어 자연환기 하는 경우, 세대의 기계환기장치를 가동하는 경우, 격리공간 내의 욕실 배기를 가동하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환기나 배기를 하면 비감염자가 거주하는 분리된 공간(거실)에서의 감염 위험률은 0%에 가까웠다.
이에 박 수석연구원은 감염병에 안전한 공동주택을 위해 “입주자를 비롯해 대국민 대상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환기장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LH의 개선 노력 등을 소개했다.
박 수선연구원은 “궁극적으로 감염병에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주택의 건강한 공동주택의 구현을 위해서는 현재의 세대 환기장치뿐 아니라 주방, 욕실, 기타 배기와 급기요소 등 모든 환기요소를 고려한 종합적 환기성능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성능 필터, 환기량 극대화, 열교환기 감염방지, 실별제어 등을 개선 사항으로 제시했다.
“환기시스템 설치‧성능 강화 필요”
박 수석연구원은 정소이 연구위원, 이병희 수석연구원, 김선동 연구원과 함께 연구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Anti-virus 주거환경 요소분석’ 과제도 리포트 섹션을 통해 소개했다. 해당 연구과제는 감염병에 강한 공동주택 실내환경 조성을 목표로 주거환경 계획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이 연구에서도 환기시스템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연구팀이 대표적 호흡기 감염병 유행인 사스, 코로나19 등에 대해 국내‧외 공동주택 및 유사 건물군에서의 집단 감염사례 7건을 분석한 결과, 공동주택과 관련된 집단 감염 원인은 환기가 미흡한 밀집된 공간, 연돌효과 또는 배관의 봉수파괴, 통기관에서의 수직계통에서 공기이동에 의한 전파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자 28명이 발생했던 서울 구로구 아파트의 경우도 감염 원인으로 역 굴뚝 효과가 제기되고 수직 환기구와 욕실 사이 공기 차단 장치 미설치가 지적된 바 있다.
연구팀은 감염병 관련 국내‧외 건축계획 및 운영기준을 분석해 빈도 및 공동주택에서의 적용 용이성에 따른 가중치를 바탕으로 안티 바이러스 주거환경 구성요소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단계별 안티 바이러스 주거환경 로드맵 안을 제시하며 1단계(즉시 적용)에서는 유지관리 요소를 중심으로 관리자, 입주자를 위한 개별 방역 교육, 소독 등 방역활동, 물리적 거리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2단계(2025년, 필수적용)에는 단위세대에서 신축은 환기시스템 성능 강화, 기축은 환기‧공기청정시스템 설치와 유연한 가구배치가 필요하고 부대복리시설은 신축과 기축 모두 환기‧공기청정시스템 설치와 밀집도를 고려한 동선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출처 : 아파트관리신문(http://www.aptn.co.kr)